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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기사

임업기계와 산림작업의 자동화 – 현장에서 경험한 기계화의 변화

1. 산림사업의 기계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
산림현장은 과거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기계화되고 있다. 한때는 톱 하나, 삽 하나로도 산을 일궈냈던 시대가 있었지만, 이제는 대부분의 작업이 굴착기, 윈치, 집재기, 트랙터, 포워더 등 다양한 임업기계를 활용하지 않으면 진행 자체가 어렵다. 나 역시 법인에서 일하던 시절, 그리고 산림조합 감리 업무를 맡으며 기계가 작업 효율을 얼마나 높여주는지, 또 그만큼의 위험과 책임도 동반된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기계화의 흐름은 단순한 선택지가 아닌, 인력 부족과 작업환경의 변화로 인한 생존 방식이다. 특히 고령화로 인해 전문 산림노동자의 수가 급감하고 있고, 작업 조건도 더 까다로워지면서 기계의 투입은 필연적으로 늘어났다. 예를 들어, 급경사지 간벌이나 벌채 작업은 수작업으로는 작업 시간이 길고 사고 위험도 높다. 이런 현장에서는 경사형 굴착기, 고정형 윈치 시스템, 원격 집재기 같은 전문 장비 없이는 시공이 어렵다.

 

임업기계와 산림작업의 자동화 – 현장에서 경험한 기계화의 변화


2. 현장에서 사용되는 대표 임업기계 소개
직접 현장에서 사용하거나 감리한 장비 중 특히 효율성과 의존도가 높았던 기계들은 다음과 같다.

소형 굴착기 (1.5~3톤급):
주로 숲가꾸기 작업로 정비, 방화선 정비, 임도 옆 배수로 작업 등에서 사용됨. 작업 효율이 매우 높고, 작업 폭을 조절할 수 있어 좁은 산림 공간에 적합하다.

집재기 / 트랙터:
벌채사업 시 벌목된 나무를 임도나 작업장까지 끌어내는 장비. 특히 경사도가 심한 지역에선 윈치 장착형 집재기가 자주 사용됨. 수작업보다 안전하고 빠르다.

포워더 (Forwarder):
나무를 실어 나르는 전용 운반차량. 잔가지나 큰 목재를 빠르게 이동시킬 수 있어 산림물류의 핵심 장비로 평가받는다. 다만 도입 비용이 많이 들고, 도로나 지형 조건이 맞아야 활용 가능.

동력톱 / 고지톱 / 해머드릴:
수관하향 작업, 고사목 제거, 산불 예방 사업 등에서 필수. 동력톱은 자격증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으며, 안전교육도 필수다.

무인 항공기(드론):
설계·감리 업무 시 항공사진 촬영과 산림 현황 파악에 점차 활용 중. 아직은 본격적인 시공에는 활용이 제한되지만, 기계화의 다음 단계인 자동화의 전조로 볼 수 있다.

현장에서 기계를 다루는 건 단순한 ‘운전’이 아니라, 위험을 관리하고 정확성을 높이는 작업이다. 특히 굴착기의 경우 경사도에 따라 작업선이 붕괴될 위험이 있으며, 집재기는 와이어에 의한 인명사고 가능성도 있어 철저한 안전관리가 필수다.

3. 기계화 작업의 장점과 실무적 한계
기계가 작업현장에 들어오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시간과 인력 절감이다. 예전엔 10명이 하루 종일 해야 했던 작업을, 굴착기 1대가 2~3시간 만에 끝내는 경우도 흔하다. 작업 품질도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되며, 인명사고 위험도 기계화된 작업에서는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그러나 반대로 실무에선 다음과 같은 기계화의 한계도 분명히 존재한다.

숙련된 장비 운전자의 부족
→ 특히 임업 특수장비는 농업용이나 건설용과 다르기 때문에 별도의 숙련도가 필요하다. 운전자는 있지만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사람’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기계 장비의 운용 비용과 유지관리
→ 연료비, 정비비, 운송비 등이 결코 적지 않다. 좁은 작업로 진입이 어려운 지역에선 장비를 들여오는 것 자체가 더 큰 부담이 되기도 한다.

산림지형의 다양성
→ 산마다 지형이 달라 기계가 들어갈 수 없는 구간도 많다. 특히 보호림, 생태보존구역 등에서는 기계 사용이 제한되며, 결국 기계 + 수작업 병행 방식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 경험을 토대로 볼 때 기계화는 산림사업의 질을 향상시키고, 인력의 한계를 극복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앞으로는 ICT 기반 장비나 AI 제어 기술이 들어오는 자동화 단계로까지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4. 예비 실무자를 위한 조언 – 기계를 이해하는 기술자 되기
산림업에 진입하려는 예비 실무자라면, 기계에 대한 이해와 활용 능력은 분명한 경쟁력이 된다. 직접 운전을 하지 않더라도, 장비의 작업 원리와 한계, 필요한 공간과 조건을 이해하면 설계도 정확해지고 감리 대응도 탄탄해진다.

다음과 같은 준비를 권한다.

굴착기나 소형장비 운전기능사 자격증 취득
→ 산림 분야에선 3톤 미만 소형 굴착기 조작이 빈번함.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하는 기능사 시험이 도움이 된다.

동력톱, 예초기 안전교육 이수
→ 산림기술인 교육기관에서 정기적으로 시행. 감리나 계약서 상 작업자 자격요건으로도 포함되기 때문에 실무에선 필수다.

엑셀 + CAD 문서화 능력
→ 기계작업 계획서, 작업 구간도, 작업일지 등 문서작업에 필수. 실제 기계 활용을 설계서에 어떻게 표현할지 감을 잡아야 한다.

기계 기반 시공사례 학습
→ 산림청, 임업진흥원, 산림조합중앙회 기술 자료실 등에서 실제 기계작업 영상이나 매뉴얼 열람 가능

나는 법인에서 설계·감리 업무를 맡으며 기계작업을 자주 설계에 반영했고, 조합 본부에 와서는 기계작업이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지,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 직접 지켜보는 경험을 했다. 덕분에 서류상으로만 이해하던 것들이 현장에선 전혀 다르게 해석된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꼈고, 지금은 설계하더라도 “이건 포워더가 들어갈 수 있나?”, “이 작업선은 윈치 없이 가능할까?” 같은 현실적 판단을 우선한다.

산림은 결국 사람과 기계, 자연이 함께 맞춰가는 공간이다. 기계를 다루는 기술자이자, 자연을 이해하는 조정자로서 당신이 현장에 서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