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림기사를 준비하게 된 배경
산림 분야에 관심이 생긴 후 가장 먼저 부딪힌 현실적인 벽은 “어떻게 진입할 수 있을까?”였다. 어떤 분야든 일정한 전문성을 갖춰야 진짜 실무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데, 산림 쪽은 그 시작점이 명확했다. 바로 ‘산림기사 자격증’. 자격증을 취득하면 민간 산림회사, 산림엔지니어링 법인, 산림조합, 심지어 일부 공공기관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특히 채용 공고를 보면 ‘산림기사 이상 자격 소지자 우대’는 거의 기본이었고, 무자격자는 서류조차 통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이 자격은 단순한 ‘스펙’이 아니라 실무에 진입할 수 있는 기본 입장권이었다. 특히 비전공자인 나에게는 이 자격증이 진입의 필수조건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자격증 취득을 단순한 옵션이 아닌, 내 인생 방향을 바꾸는 열쇠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정보가 너무 부족했다. 시중에 있는 교재는 대부분 이론만 나열되어 있었고,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는 실체가 모호했다. 학원이나 인강도 많았지만 비용적인 부담도 컸다. 그래서 나는 가능한 한 독학을 선택하되, ‘전략적으로’ 접근하자고 마음먹었다. 단순히 무작정 외우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 출제 경향은 어떤가?”, “기출문제가 반복되는 단원이 어딘가?”, “실무와 연결되는 개념은 무엇인가?”를 분석하면서 공부 방향을 세웠다. 내 목표는 단순한 자격증 취득이 아닌, 실무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본기를 제대로 다지는 것이었기에, ‘암기’보다는 ‘이해’를 우선으로 접근했다.''
2. 과목별 전략과 나만의 공부 루틴
산림기사 시험은 총 5과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산림자원학, 임도공학, 조림학, 산림경영학, 산림생태학. 이 다섯 과목은 이론의 폭이 넓고, 상당히 전문적인 내용을 다룬다. 처음엔 용어조차 낯설어 막막했지만, 반복해서 정리하고 직접 그려보면서 하나씩 익혔다. 가장 먼저 접근한 과목은 조림학이었다. 조림학은 기출 빈도가 높은 핵심 과목이고, 내용의 구조도 명확해 처음 공부하기에 적합했다. 조림 시기, 수종 선택, 조림지 조건 등은 실무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내용이 많아 흥미를 갖고 접근할 수 있었다.
다음은 임도공학이었다. 처음 접할 때는 수치 계산과 도면이 어렵게 느껴졌지만, 이해하고 나면 명확한 구조가 있는 과목이다. 특히 단면도 해석, 임도의 경사 기준, 배수 처리 방법 등은 실무에서 매우 자주 사용되기 때문에, 이 과목을 철저히 익히는 것이 중요했다. 산림경영학과 산림자원학은 개념과 용어가 많아 노트 정리가 핵심이었고, 산림생태학은 반복해서 읽으면서 체계를 잡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나는 매일 최소 2시간 이상 공부 시간을 확보했고, 주말에는 하루를 통째로 투자해 부족한 과목을 보완했다. 특히 과목별로 ‘이해 중심 요약노트’를 만들어 복습 때 적극 활용했고, 시험 2개월 전부터는 기출문제 5개년치를 집중적으로 반복해서 풀며 출제 경향을 몸에 익혔다.
3. 실기 시험에서 느낀 어려움과 공부 방향
필기 시험은 운 좋게 한 번에 합격했지만, 실기 시험에서는 두 번이나 불합격했다. 단순히 이론 지식을 아는 것과, 그것을 문제에 맞춰 정확히 서술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였다. 특히 필답형 시험의 경우 문제 지문이 길고, 단순 암기가 아닌 실무형 서술이 필요해 난이도가 꽤 높았다. 결국 세 번째 도전에서야 합격할 수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가장 뼈저리게 느낀 건 “필기 공부를 할 때부터 실기 대비를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필기를 공부할 때 이론을 단순히 ‘선택형’ 정답으로만 보지 않고, ‘이걸 글로 서술하자면 어떻게 정리할까’, **‘도표를 그리자면 어떤 흐름일까’**를 염두에 두고 공부하는 것이 실기에 큰 도움이 됐다.
실기 시험은 문제 자체가 낯설고, 출제 방식이 다양하게 바뀌기도 하기에, 익숙해지는 것이 관건이다. 개인적으로 많은 인터넷 강의 중에서 광고가 아니라 실질적인 추천을 하나 하자면, 에듀피디의 이희성 강사 강의가 도움이 됐다. 이 강의는 단순 암기보다는 이론의 구조화, 실무와 연결성, 답안 서술 방식을 명확히 알려줘서, 실제로 필답형에 자신이 없던 나에게 방향을 잡아주었다. 비용적인 부담이 있다면 중간중간 할인 시기를 활용해 수강하는 것도 방법이고, 교재만 구매해 복습 위주로 정리해도 좋다. 강의를 무조건 수강하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최소한 한 번쯤은 정리된 맥락으로 내용을 훑어보는 경험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https://www.edupd.com/lectureMK01/autolecture.htm?here=lms&mixcode=&pk=PK0000019I&tap=1
4. 처음 산림기사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산림기사 자격증은 이 분야의 ‘기초 체력’과도 같다. 이 자격증을 따는 것만으로 갑자기 높은 연봉이나 안정된 직장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이 자격이 있어야만 진입할 수 있는 문이 있고, 또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준다는 것이다. 나는 이 시험을 준비하면서, 단순히 이론을 암기한 게 아니라 산림이라는 세계의 구조를 이해하게 되었고, 결국 현장에서도 ‘기초를 아는 사람’으로서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
공부를 하다 보면 인터넷에는 너무 많은 정보가 떠돌고, 그중 일부는 비현실적인 기대를 부추기기도 한다. 예를 들어 “산림기사 자격증만 따면 평생 안정적인 일자리 보장”이라는 식의 광고는 솔직히 신뢰하기 어렵다. 실제로는 자격을 바탕으로 얼마나 실무를 쌓고, 어떻게 현장에 적응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 나는 지금도 이 자격증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산림기사는 단순한 시험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기초 공사’이며, 이 단단한 기초 위에 실무와 경험이라는 건물을 세우는 것이 진짜 성공이다. 나 역시 여전히 배우고 있지만, 이 블로그를 통해 내가 겪은 시행착오와 깨달음을 조금 앞서 공유해보고 싶다. 아직 정보가 부족한 이 분야에서, 단 몇 줄이라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글을 쓰는 것이 내 작은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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